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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나우디 곡, 아름다운 얼굴 - 조수미 101 음반 수록곡 -

admin2019.12.27 19:18조회 수 193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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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4. 16번 곡 : 도나우디(Stefano Donaudy) 곡, 아름다운 얼굴(Vaghissima sembianza)>

​Vaghissima sembianza d'antica donna amata
아득한 그대의 모습, 그 옛날 사랑하던 여인
chi dunque v'ha ritratta con tanta simiglianza
누구에 의해 그려진 초상인가 무척이나 닮아있네
ch'io guardo e parlo e credo d'aver via me d'avanti
바라보고 말을 건내며 가졌다고 믿었으나 내게서 멀어져간
come ai bei di d'amor?
얼마나 아름다웠던 사랑인가?
La cara rimembranza che in cor mi sedestata
내 마음을 사로잡은 사랑스런 기억이여
si ardente v'ha gia fatta rinascer la speranza
지나 버린 열정이 새로이 희망으로 태어나네
che un baccio un voto un grido d'amore
입맞춤과 맹세와 사랑의 소리침으로
piu non chiedo che a lei che muta e ognor.
나는 더 이상 바라지 않네, 말없고 항상그대로인 그녀

Sumi Jo_01.jpg

 

Sumi Jo_02.jpg

“조수미 101” – Most Beloved Crossover & Classical Hits of Sumi Jo  

지난 20년 간 프리마돈나로 활약해온 조수미는 단순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소프라노가 아니라 전세계가 아끼는 소프라노이자 음악계의 전설로 그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 그녀의 음악 세계에는 한계가 없어 보인다. 16세기 음악부터 현대 음악까지 시대를 초월하고 있으며, 오페라에서 뮤지컬, 팝, 재즈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아우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의 노래가 특별한 것은 어떤 노래를 부르던 지 간에 완벽을 추구하며, 듣는 이로 하여금 행복한 감정에 사로잡히게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의 목소리는 황홀한 유혹이고, 가슴 떨리는 마법이다.
본 세트 음반은 지난 세월을 후회 없이 보람되게 열정적으로 보냈다고 자평하는 그녀의 20년 예술의 엑기스를 농축해놓은 음악 유산이다. 이는 곧 그녀가 우리에게 주는 최상의 음악 선물이기도 하다. 자, 그럼 늘 새롭게 도전하면서 진화하고 있는 아티스트. 그러나, 샘물처럼 샘솟는 사랑을 전하고 싶은 프리마돈나, 조수미의 음악에 푹 빠져들어보자!
 
CD1 : 크로스오버 히트곡 I - Sumi Jo's in Love With Movie & Musical

1983년 3월 28일 혈혈단신 이탈리아로 건너가 1986년 10월 26일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베르디 극장 오프닝 시즌에서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데뷔한 이래 유럽 음악계에서 성장했고, 마침내 정상에 오른 조수미는 자신의 영역을 끊임없이 넓혀온 아티스트다.
거침없는 그녀의 행보 중에서도 이채로운 것은 지난 1999년 그 유명한 에비로드 스튜디오에서 녹음해 2000년 발매한 최초의 크로스오버 음반인[Only Love]취입이었다. [모든 친구들이 좋아하길 바라는 심정]으로 작업한 일련의 레코딩은 그녀에게나 팬들에게 매우 의미있는 작업이었으며 음악 인생에 하나의 분깃점을 만들어주었다. 조수미 스스로도 언급했듯 이 음반은 자기 예술의 확장이었으며, 자기 자신을 승화시킨 결과물이었다.
사실 정통 클래식 옹호론자 중 일부는 조수미가 크로스오버 음악을 부른다고 했을 때 그녀마저 상업성의 볼모가 되는 것인 가하고 개탄했던 바 있다. 모르긴 몰라도 그녀 역시 자신의 도전이 자칫 자신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까 조심스러웠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그들은 조수미의 시도가 옳았음을 인정해야 했다. 그녀는 달랐다. 기존의 크로스오버 음악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켰으며, 크로스오버 음악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 주었다. 대중을 놀라게 한 것은 그녀의 목소리였다. 그녀는 클래식을 부를 때와는 또다른 성부로 편안하고 달콤하게 모두를 매혹시켰던 것이다. 덕분에 [Only Love]는 성악가의 음반으로는 전무후무한 100만장 판매의 신화를 창조하게 되었다. 그로 인해 더 많은 팬들과 교감하고, 소통하게 된 것은 조수미에겐 더 할 나위없이 큰 소득이었다. 이후 조수미는 자신감을 가지고 레퍼토리를 확대해 나갔다. 비단 크로스오버 뿐만이 아니었다. 클래식 레퍼토리도 의욕적으로 개척해갔다. 그만큼 그녀의 음악은 다양해졌고, 깊어져 갔다.
본 음반의 시디 시디1에는 지금까지 조수미가 취입한 크로스오버 넘버 중 영화 음악과 뮤지컬 음악만을 담아 놓았다.
오프닝은 그녀가 클래식 애호가뿐만 아니라 4천만이 사랑하는 인기 스타가 되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어준 [I Dreamt I Dwelt In Marble Halls]가 열어준다. 고혹적인 미모를 뽐내는 대한민국 남자들의 로망 모 여배우. 그녀가 우아한 자태를 드러내며 냉장고를 어루만진다. 그 때 [여자라서 행복하다]는 카피가 흐르고 동시에 조수미의 음성으로 이 노래가 흘러나온다. 그 때 이 노래에 매혹되지 않았던 사람이 있었을까? 사실 100만장 신화를 쌓아올린 [Only Love] 음반의 열풍은 이렇게 광고로부터 시작되었다.
조수미 이전에도 이 곡을 불렀던 가수는 있었다. 특히, Mable Halls 이란 곡명으로 취입한 뉴에이지 아티스트 엔야의 버전은 세계적으로 좋은 반응을 모은 바 있다. 그렇지만 조수미의 버전처럼 우리를 사로잡았던 예는 없다. 꿈꾸는 듯한 선율. 너무도 아름다운 목소리. 이 노래로 말미암아 이 배우와 더불어 조수미는 우리 시대의 로망이 되었다.
이어지는 곡도 아름다운 선율이 온 몸을 감싸는 [Once Upon A Dream],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삽입곡인 이 곡은 린다 에더의 음성으로 친숙한 곡. 에더의 곡이 평화롭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면 조수미의 버전은 좀 더 드마마틱하고 극적인 요소를 곁들여 사랑의 환희를 표현했다.
[언젠가 꿈 속에서 우리는 사랑에 푹 빠져 있었죠. 거기서 우리는 완벽한 장소를 찾아냈어요. 언젠가 꿈에서 예전과 같지 않던 그때. 희망이 항상 열려 있었죠. 언젠가 꿈 속에서]
노래에 빠져있다보면 어느새 뮤지컬 속의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키기도.
바흐의 [안나 막달레나 바흐를 위한 클리비어 소곡집]중 미뉴에트를 모티브로 한 [Lover's Concerto]는 사라 본의 1966년 버전이 한석규, 전도연 주연의 영화 [접속]에 쓰여 유명해진 곡. 하지만 실은 1965년 흑인 여성 그룹 토이스가 불러서 빌보드 차트 2위까지 올려놓았던 것이 오리지널. 1998년에는 영화 "친니친니"에서 여배우 진혜림이 리메이크하기도 했던 이 곡을 조수미가 2005년 부른 것. 한층 고급스러운 편곡과 화려한 오케스트레이션, 풍부한 가창력이 색다른 즐거움을 주는 곡. 현대판 [나비부인]으로 불리기도 하는 세계 4대 뮤지컬의 하나인 [미스 사이공]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발라드 [I Still Believe]. 이 곡은 죽는 날까지 돌아오기를 기다리겠다고.. 변함없이 사랑하겠다고 노래하는 곡. 여기서 조수미의 섬세한 감정 처리는 듣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가슴 시리는 사랑에 눈물흘리는..... 하지만 그 눈물마저도 아름답게 하는 매력이 있다.
영화 [시네마 천국]의 테마곡인 [Cinema Paradiso (Se tu fossi nei)]. 수많은 가수들과 연주자들이 리메이크했던 이 곡을 조수미는 이태리어로 불러 주는데, 투명한 서정성이 가슴 한 켠을 찡하게 하는 곡. 이어지는 곡들도 놓치기 아깝다.
 [Say A Prayer For Me Tonight]은 1958년 처음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려졌으며, 당시 신인 배우였던 오드리 햅번을 일약 주목할만한 배우로 만들어주었던 뮤지컬[지지]의 삽입곡.
한편, [One Day I'll Fly Away]과 [Dream A Little Dream Of Me], [All By Myself]는 영화 주제가로 친숙한 곡들. 먼저 [One Day I'll Fly Away]는 니콜 키드먼과 이완 맥그리거가 주연하고 바즈 루어만이 메가폰을 잡은 음악 영화 [물랑루즈]에서 니콜 키드먼이 불렀던 곡. [Dream A Little Dream Of Me]는 로맨스 영화의 아이콘이었던 멕 라이언과 케빈 클라인이 주연하고 로렌스 캐스단이 연출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프렌치 키스]의 삽입곡. 하지만 이 곡은 1931년 색소폰 연주자이자 밴드 리더인 웨인 킹이 발표했던 고전으로 이후 루이 암스트롱, 엘라 피츠제랄드, 로라 피지 등 수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해오는 곡이다. [All By Myself]의 경우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2악장 아다지오 소스테누토 를 바탕으로 에릭 카멘이 작곡해서 부른 곡이지만 한편 르네 젤위거 주연의 영화[브리짓 존스의 일기]에 제이미 오닐의 버전으로 삽입되어 인기를 누리기도 했던 곡. 이 세 곡에서도 조수미는 유연하고도 결고운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다시 이어지는 [Someone Like You]는 뮤지컬[지킬 앤 하이드]의 삽입된 곡이며, [Send In The Clowns]는 1973년 브로드웨이 뮤지컬 [리틀 나이트 뮤직]의 삽입곡으로 주디 콜린스, 멜 토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캐롤 키드 등이 불러서 잘 알려진 곡. 엔니오 모리꼬네가 작곡한 영화 [러브 어페어]의 메인 테마곡에 가수 서영은이 우리 말 노랫말을 붙인 [Love Affair]는 잔잔한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트랙. 잔잔한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담백하게 소화했다. 로라 피지의 버전이 영화[미술관 옆 동물원]에 삽입되어 젊은 음악팬들의 호응을 얻었던 고전[Let There Be Love]의 경우 로라 피지의 그것못지 않게 상큼한 재즈 버전으로 되살렸다. 이어 영화[흑인 오르페]의 주제가이자 보사노바의 바이블인 [Manha De Carnaval]. 이 곡에서는 우리는 새삼 조수미의 천부적인 가창력과 곡 소화력을 알 수 있다. 혹자는 보사노바의 새로운 발견이라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편곡도 뛰어나지만 조수미의 은근하고.. 애수 어린 목소리는 속살까지 스며드는 느낌.
1982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어진 뮤지컬 [나인]의 삽입곡인[Unusal Way]에 이어 에쿠리 가오리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냉정과 열정 사이]의 테마곡에 우리 말 가사를 붙인 [History]도 중독성이 있는 곡. 그리움의 미학을 깨닫게 해주는 곡에 이어지는 [Losing My Mind]는 뮤지컬[폴리스] 삽입곡. 끝으로 영화 [일 포스티노]의 삽입곡 [When Love Comes By]는 루이스 바칼로프에게 아카데미 작곡상의 영예를 안겨다 주었던 곡. 여기에 가사를 붙여 노래하는 조수미의 음성에서는 시적인 감수성과 낭만을 느낄 수 있다. 한마디로 아늑하면서도 깊은 울림이 있는 노래.
 
CD2 : 크로스오버 히트곡 II - Sumi Jo's Only Love

혹시 여러분은 [사랑의 절대량 보존의 법칙]이라고 들어 보셨는지? 이것은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사랑은 일정량 변함없이 존재해 왔다는 법칙이다. 그래서 화성에서 온 별종들과 금성에서 온 또 다른 별종들은, 제각각 서로를 사로잡기 위해서, 자신의 사랑의 반쪽을 찾기 위해서, 자신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자신을 가꾸고 거울 앞에 매무새를 가다듬는다. 그렇다. 아무리 세상이 각박하고 메말라 간다고 해도, 세상의 사람들의 숫자만큼의 사랑은 존재한다. 어디에 어떤 형태로든...
저 멀리 바람도 없는데 나뭇잎이 흔들리는 건, 지구 어느 한 구석에서 누군가 어깨를 들썩이며 울고 있다는 증거. 그 들썩이는 어깨, 따뜻하게 보듬어 안아줄 넉넉한 품이 필요하다. 세상에 가장 흔한 말이면서도 가장 귀한 말이 바로 사랑이라는데, 그 흔한 사랑은 어디에 있는 걸까? 어디서 우릴 기다리는 걸까?
혹자는 사랑은 교통사고와도 같은 것이라고 했다. 언제 불시에 찾아올지 모르는 예기치 못한 일생일대의 사고라고. 그렇게 찾아온 사랑을 지키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도 했다. 귀한 사랑을 제대로 꽃 피우기 위해선 믿음의 기초를 튼튼히 해야 한다. 믿음, 신뢰는 사랑의 가장 아름다운 열매이기도 하다. 튼실한 열매를 맺기 위해서 한결같은 사랑의 물을 주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고, 기다리고 인내할 줄 알아야 한다.
조수미도 그렇게 사랑을 믿는 사람이며, 온 세상이 사랑으로 가득차기를 희망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녀는 자기와 같이 사랑을 믿는 사람들을 위해 주옥같은 사랑의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그 노래는 온 몸의 세포들을 흔들어 깨우고, 단단하게 쌓아두었던 마음의 옹벽을 스르르 무너뜨리고, 세상을 사랑으로 가득 차게 할 것이다.
시디 2에 담겨진 곡들이 바로 그런 환타스틱하고 낭만적인 노래들이다.
첫 테이프는 아름다운 선율에 시정을 간직한 목소리가 어우러진 [I've Never Been In Love Before]가 끊는다. 이 곡은 1950년부터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꾸준히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의 고전[아가씨와 건달들]에 나오는 여주인공 사라의 러브 테마 곡. [나는 사랑에 빠져본 적이 전혀 없지요. 지금 이 순간 그건 당신입니다. 영원토록 당신입니다.]고 노래하는 조수미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우아하다. 그 목소리에 취해있다보면 잠깐동안이나마 현실을 잊고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게 된다. 사랑의 전도사가 된 듯 조수미는 이어서 달콤한 러브 송들을 불러준다. 그 중 사랑으로 가득찬 세상이 가장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메시지를 설파하는 [Beautiful World]와 뮤지컬 [스칼렛 핌퍼넬]에 삽입곡이기도 한 [Only Love]는 인기를 누렸던 곡. 이어지는 카치니의 [아베 마리아]는 20세기 초만 하더라도 베일에 가려져 있었던 곡. 1940년대 이후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국내에서는 1990년대 중반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온다. 특히, 낙엽떨어지는 가을만 되면 가장 많이 리퀘스트되어지는 명곡.
뮤지컬 [펜실베이나 애비뉴 1600번지]의 삽입곡인 [Take Care Of This House]에 이어 흐르는 곡은 플래터즈의 감미로운 R&B 넘버를 세련되고 깔끔한 재즈 스타일로 리메이크한 [Smoke Gets In Your Eyes].한편, 페라 넘버로 구분될 수 있는 [Love Is Just A Dream]는 사랑 후에 찾아온 상실감과 허전함, 그리움을 섬세하게 표현한 곡.
이밖에 1967년 프랭키 발리가 부른 이후 팝의 고전으로 사랑받아온 [Can't Take My Eyes Off You]도 리메이크해서 불러 주는데, 국내에 잘 알려진 모튼 하켓이나 로린 힐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사랑의 환희를 노래해주고 있다. 그밖에 20세기의 위대한 마에스트로이자 작곡가였던 레너드 번스타인의 곡인 [Dream With Me]나 그리스 음악가 미키스 테오도라키스의 곡으로 SBS 드라마 [백야]를 통해 인기를 누린 [To Treno Fevgi Stis Okto]도 풍부한 정감을 자아낸다. 또,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가곡의 하나인 [보리밭]도 들을 수 있으며, 우리에게 친숙한 성가곡 [Amazing Grace]까지 수록해놓고 있다.
 
CD3 : 열정의 클래식 - Sumi Jo's Passion of Classic

한 낚시대회에서 월척을 낚은 낚시꾼에게 물었다. "물고기를 잡으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습니까?" 낚시꾼이 대답했다. "딱 한 가지만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물고기를 잡을 것인가? 그 생각만 했습니다!" 월척을 낚아 올리지 못했더라도, 강가에 앉아 있는 강태공들, 뭘 그리 집중하고 있는지? 그들에게 다가가 물으면 이렇게 답할 것이다. 다른 것 다 잊고, 오로지! 물고기에만 생각을 집중하고 있다고. 누구든 자기 분야에서 자기가 하는 일에 집중 또 집중하는 것. 그것은 곧 열정을 쏟아 붓는 것과 다름아니다. 그래서 열정의 꽃은 반드시 찬란하게 열매를 맺는다. 열정은 아름답다. 그래서 열정은 감탄을 자아낸다. 또한 열정은 엄숙하다. 저 아프리카 오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귀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열정을 다하는 의사, 인류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 성직자 등등.. 그래서 열정은 존경을 낳기도 하고, 기적을 낳기도 한다. 열정은 사람을 겸손하게 하고, 변화시키기도 한다.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연주로 음악계에 돌풍을 일으킨 캐나다의 괴짜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가 하루는 러시아가 낳은 20세기의 비루투오조 스비아토슬라프 리헤테르의 공연을 보러 갔다. 그 날의 레퍼토리는 슈베르트였는데, 공연이 끝난 후 기자가 물었다. "오늘 공연 어떠셨나요?" 그러자 굴드가 퉁명스런 어투로 대답했다. “레퍼토리가 하도 맘에 들지 않아 자리를 뜨고 싶었지만 리히테르의 연주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게 하더군요." 그만큼 리히테르는 혼신을 다해 연주했던 것이다. 즉 그의 열정이 굴드의 아집마저 굴복시켰던 것.
열정을 발산하는 것으로는 조수미도 유명하다. 그녀는 무대에서 자신을 다 연소해버린다. 무대에서 뜨겁게 자신을 불사르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가 일단 노래를 시작하면 집중할 수 밖에 없으며, 빠져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 시디3에는 무대에서 노래하는 순간이 항상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이야기하는 그녀의 노래 중에서 열정의 노래 15곡을 모았다. 먼저 지난 2006년 한국 성악가 최초로 취입한 바로크 음반 [Journey to Baroque (바로크로의 여행)]에 수록된 곡인 비발디의 오페라 <그리셀다> 중 2막 2장에 나오는 아리아 "폭풍이 몰아치고". 이 곡은 사랑의 곤경에 빠진 코스탄차가 자신의 운명을 폭풍치는 바다에 떠있는 배에 비유하며 부르는 곡으로 테크닉과 힘을 동시에 요구하는 곡. 선율 위를 자유롭게 날며 노래하는 조수미의 절창을 100%만끽할 수 있다. 그녀는 이 곡에 대해 “에너지가 다운되었을 때 들으면 한 번에 충전되는 느낌을 받으실 거예요. 초콜릿이나 커피를 먹었을 때보다 더 샘솟는 활력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고 밝히기도.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중 밤의 여왕의 아리아로 불리우는 "내 가슴은 지옥의 복수심으로 끓어오르네"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에게 극한의 기교를 요구하는 곡이라고 할 정도로 소화하기 힘든 곡. 사실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 역할은 그녀에게 성공과 환희를 안겨다 준 그녀의 음악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배역. 헝가리의 지휘 거장 게오르규 솔티가 [마술피리]를 녹음하면서 조수미를 고집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계약상에 난관이 있었던 조수미에게 솔티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편지를 썼다고. 내용인 즉
"내 나이 벌써 일흔 다섯이오. 어쩌면 이번 <마술피리> 마지막 녹음이 될지 모르겠소. 내가 그토록 원하던 목소리의 밤의 여왕이 나타난 것이오. 제발 내 마지막 꿈을 실현하도록 도와주시오."] 조수미는 신기에 가까울 정도로 완벽한 음정과 정밀함으로 노래를 불러준다. 이 곡 한 곡만으로도 그녀가 가진 뜨거운 예술혼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이 곡 외에 모차르트의 곡은 소프라노를 위한 아리아 두 곡 ["아 상냥한 별들아, 만일 하늘이”,"아니요, 당신은 아무것도 몰라요" *주: 이 두 곡은 안포시의 오페라 (경솔한 시험)에 삽입되었다.]과 두 곡의 오페라 아리아 [<후궁으로부터의 유괴> 중 "그 어떤 형벌이 가해져도"와 <피가로의 결혼> 중 "빨리 와요, 기쁨의 한순간이여" ]등 네 곡이 더 수록되어 있다.
조수미가 모차르트를 자주 레코딩하고 무대에서 노래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모차르트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가 모차르트를 사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모차르트가 끔찍이 소프라노를 아끼고 사랑했던 작곡가였기 때문이다. 그가 반하여 청혼을 했던 알로이지아도 소프라노 가수였던 인연이 있고,[*주: 알로이지아에게 거절당한 모차르트는 2년 후 그녀의 동생 콘스탄체와 결혼하였다. 또, 모차르트는 자신을 받아주지 않은 알로이지아를 위해 8곡 이상의 아리아를 써주었다.] 자신의 곡을 쓸 때 꼭 자신에게 영감을 준 특정 소프라노, 이를테면 당대의 디바였던 카탈리나 카발리에리, 낸시 스토레이스, 루이자 비유뇌브 등을 염두해두고 작곡을 했던 것.
또한, 다른 작곡가의 작품에 끼워 들어갈 소프라노를 위한 아리아까지 써주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만큼 그는 소프라노를 배려하고 소프라노를 돋보이게 해주었던 작곡가였다.
한편, [빈 기질]과 [봄의 소리]는 [왈츠의 왕] 요한 슈트라우스의 작품으로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밝고 경쾌한 왈츠의 명곡. 조수미는 여기에 가사를 붙여 특유의 콜로라투라로 꾀꼬리같이 노래해주고 있다. 가만이 듣고 있으면 몸이 근질근질하다. 정말 춤을 부르는 곡이다. 1999년 발표한 [A Tribute To Johann Straus]에서 콜렉션했다. "방금 들린 그대 음성"은 천재 작곡가 롯시니가 24살 때 단 13일만에 쓴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 1막 2장에 나오는 아리아. 로지나가 가난한 청년 린드로로 변장한 알마비바 백작의 사랑 고백을 듣고 감명을 받아 부르는 연가인데, 역시 고음 처리나 감정 표현이 녹록치 않은 레퍼토리. 이 곡은 조수미가 장기로 삼는 레퍼토리이기도. 조수미는 눈부시게 화려하게, 명쾌하게 불러준다.
롯시니의 아리아는 한 곡 더 담겨 있는데, 완숙기에 접어든 롯시니가 1823년 완성한 오페라 <세미라미데> 1막에서 바빌로니아의 여왕인 세미라미데가 연인인 아르사체가 돌아올 것을 소망하며 부르는 아리아"아름답고 매혹적인 꽃". 이 곡에서 조수미는 안정된 톤과 아름다운 음색으로 벨칸토 창법의 진수를 들려주고 있다. [Journey to Baroque (바로크로의 여행)]에서 선곡한 또 한 곡인 "빛나는 세라핌"은 헨델의 오라토리오 <삼손>에 나오는 곡. 생과 사를 초월한 삼손의 승리를 선언하는 곡으로 트럼펫 솔로와 현악 앙상블 그리고 조수미의 콜로라투라가 절묘한 조합을 이루고 있다.
그 밖에 소프라노가 자주 부르는 곡인 벨리니의 오페라 <청교도> 중 "나는 귀여운 처녀", 자주 무대에 올려지지는 않지만 따로 떼어져 취입하기도 하는 루이지 리치의 오페라 <크리스피노와 사신> 중 "이제 책장사 아네타가 아니다" 등도 버릴 수 없는 곡.
끝으로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 1막 2장에 나오는 질다의 아리아 “그리운 그 이름”.
1986년 국제 무대 데뷔를 질다 역으로 장식했던 조수미에게는 나름 의미가 있는 곡이기도. 청순한 여주인공 질다가 연인을 향한 애틋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한 곡인데, 기교적으로 어려움이 많아 최고의 기량을 갖춘 소프라노만이 부를 수 있는 특권을 가진 곡. 조수미는 자신의 장기와도 같은 이 곡을 서정적인 음색과 완벽한 테크닉으로 노래해준다.
수미조 시디4_back.jpg
CD4 : 사랑은 마술 - Sumi Jo Sings The Magic Of Love

딱딱한 회색 도시의 빌딩 숲 속에서도 늘 푸른 산소를 공급해주는 고마운 신의 선물. 신이 인간에게 허락한 지상 최고의 선물. 인간만이 가진 최상의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건 다름 아닌 ‘사랑’이다. 두려움없이 기쁘게 자신이 가진 어떤 것이든, 기꺼이 먼저 내어 주는 것. 그게 사랑이다. 그래서, 사랑에 빠지면 나타나는 첫 번째 증상이 이기적이기만 했던 나는 간 데 없고, 기꺼이, 그 사람의 무언가가 되어 주고픈 것이라고들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사랑과 욕망의 차이는 무엇일까? 사랑과 욕망의 관계는, 좋아하는 것과 원하는 것의 관계, 주는 것과 받는 것의 관계와 같다고 한다. 즉 사랑은 근본적으로 이타적이며 주려는 것이고, 욕망은 근본적으로 이기적이며 받으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은 결코 계산하는 법이 없다고 한다. 또 그렇기 때문에 삶을 풍부하게 해주는 것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그건 좀 잘못된 말이다. 결코 계산하는 법이 없다니? 오히려 철저하게 계산할 줄 알아야만 한다. 철저하게 계산해, 아낌없이 줄 대상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철철 넘치도록 주고 또 주어야 한다. 그게 참된 사랑이다.
음악은 소리가 된 사랑이다. 사랑의 모든 감정을 녹여낸 음악은 사랑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에게 사랑을 느끼게 하고, 아직도 더 사랑하고 싶은 사람을 고무시키며, 사랑에 빠져 있는 사람에게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다. 시디 4에는 그런 노래 16곡이 빼곡이 채워져있다.
사랑을 갈망하는 글룩의 오페라 <파리드와 엘레나> 중 "오 나의 달콤한 연인이여"에서 소중했던 사랑의 추억을 노래한 도나우디의 “아름다운 얼굴”까지 어느 한 곡도 건너뛸 수 없는 주옥같은 사랑의 노래들이다.
첫 트랙인 "오 나의 달콤한 연인이여"는 오페라 개혁에 앞장섰던 독일의 작곡가 글룩의 오페라 <파리드와 엘레나> 에 등장하는 아리아. 1770년 11월 30일 비인에서 초연된 오페라 <파리드와 엘레나>는 작곡가 자신이 성공을 자신했으나 실패에 그치고 말았다. 그래서 이에 실망한 글룩은 비인을 떠나 파리로 가게 되었다.
이 작품은 오늘날 거의 상연되지 않는다. 다만 서정적인 선율이 일품인 이 아리아만이 독립적으로 불리워지고 있는 것. [오오.. 사랑하는 이여, 그대 곁에서 그대를 항상 섬기리. 어디에서나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대의 모습, 희망 속에 뜨거운 정열로 그대를 찾고, 그대를 부르는면서 나는 한탄하도다.] 조수미의 청아하면서도 절제된 창법은 과연 그 명성 그대로다. 작품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있으며, 곡이 가진 감정의 기복을 가슴으로 공감하게 한다.
모차르트의 "나 그녀를 사랑하며, 절대 변치 않으리"는 그가 1775년 고향인 찰츠부르크에서 작곡하고, 같은 해 4월 23일 잘츠부르크 궁정에서 초연한 오페라[양치기 임금님]의 2막에 등장하는 양치기 아민타의 아리아. 사랑하는 연인인 엘리자에게 영원한 사랑을 다짐하는 곡으로 전곡 중 가장 유명한 곡.
소프라노라면 누구나 한번 주인공이고 싶은 비올레타의 유명한 아리아 "아, 이상해, 이상해…꽃에서 꽃으로". 이 곡은 오페라의 황제 베르디가 완성한 3막 4장의 비극적인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1막 5장에 등장하는 비올레타와 알프레도의 아리아. 창녀인 비올레타가 처음 느끼는 사랑을 설레는 감정과 불안한 감정으로 표현하면서 시작해 다시 쾌락을 쫓겠다고 노래하면 귀족 청년이 알프레도가 나타나 진실한 사랑의 힘을 역설한다. 이에 비올레타가 환락보다는 사랑을 택하기로 하면서 끝을 맺는다. 졸업 음악회에서 학생들이 부르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지만 사실 이 곡은 몇 번의 감정 변화에 따라 기복이 심해 엄청난 에너지가 요구되며, 기교도 뛰어나야만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곡이다.
비올레타 역을 많이 경험했던 조수미조차도 얼마 전 프랑스 툴롱의 오페라 무대에서 비올레타를 연기하기 전 인터뷰에서 “너무 아름답고 드라마틱한 역할이라 잘 표현해낼 수 있을지 두렵다”고 밝히기도. 하지만 툴롱 무대를 압도했던 것처럼 레코드를 듣는 이 아리아도 드라마틱하고 화려한 기교로 노래해주고 있다. 한편, 여기서 알프레도 역을 맡아 열창한 테너는 옥타비오 아레발로.
“오 그리운 내 사랑”과 “아름다운 얼굴”은 20세기 초반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성악 작곡가로 명성을 누린 스테파노 도나우디의 예술 가곡. “오 그리운 내 사랑”은 영광과 자랑스러움이었던 연인이 떠난 후 혼자 남은 슬픔과 허전함을 표현한 곡.
한편, “아름다운 얼굴”도 추억이 되어버린 옛 사랑을 그리워하는 노래지만 “오 그리운 내 사랑”과는 달리 그 사람과 함께 했던 것에 행복함을 느끼며 새로운 희망을 노래하는 곡.
두 곡 모두 테너들이 즐겨 애창하는 곡인데, 조수미는 여성적인 섬세함으로 애틋하게 노래해주고 있다. 이밖에 시디4에는 가곡이 몇 곡 더 있는데, 사랑스러운 여인으로부터 멀리 떠나서는 살아갈 수 없다고 노래하는 주세페 사르티의 “사랑은 멀리하고”와 마르코 안토니오 세스티의 “내 사랑 주위를”, 스카를라티의 “사랑에 빠진 나비”, 프렌체스코 파올로 토스티의“ 이젠 더 이상 사랑하지 않으리”등이다. 이 곡들을 조수미는 풍부한 감성으로 우아하고 부드럽게 소화해주고 있다.
요한 슈트라우스의 사랑스럽고 경쾌한 왈츠 넘버에 가사를 붙인 곡이 한 곡 “사랑의 노래 왈츠”를 가볍게 즐기고 나면 프랑스 오페라 아리아의 정수를 보여주는 곡 세 곡, 토마의 오페라 <미뇽> 중 "나는 아름다운 티타니아"와 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중 "나는 살고 싶어요"도 눈길을 모으는데, 조수미는 이 곡들을 현란한 기교와 화려한 스케일로 노래해 당대 최고의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로서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이밖에도 샤르팡티에의 오페라 <루이즈> 중 루이즈의 아리아인 "당신에게 모든 것을 바친 그날부터", 비제의 오페라 <진주 조개잡이> 중 "이 밤 홀로 적막 속에서", 오펜바흐 : <로빈슨 크루소> 중 "내가 경배하는 그에게 데려가 주오" 등 프랑스의 보석같은 아리아들을 들을 수 있다. 한편, 전환기 오페라계의 기린아였던 도니제티의 오페라 <샤무니의 린다> 중 1막에 나오는 여주인공 린다의 아리아 "내 마음의 빛"에서도 조수미는 예의 압도적인 고음과 긴장감 넘치는 밸칸토 창법으로 듣는 이를 황홀경에 빠져들게 한다.
 
CD5 : 커피와 인생 - Sumi Jo Sings The Coffee & Life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천사처럼 아름답고, 사랑처럼 달콤하다.” 자꾸만 빠져드는 검은색 액체에 코끝을 통해 온몸으로 전해오는 그윽한 향, 목을 타고 내려가는 뜨거움, 마치 첫키스처럼 두근두근 심장을 뛰게 만드는 달콤함.
천국과 지옥. 지옥과 천사. 악마와 사랑. 사랑과 이별. 도대체 무엇이, 이토록 극과 극의, 상반된 이미지 사이를 오갈 수 있을까? 그건, 바로 약 AD500년경부터 지금까지 지구의 역사와 함께 동행중인 커피, 커피다. 일찍이 이슬람 문화권은 팜므 파탈적인 매력에 매료당해 커피를 보물처럼 여겼고, 기독교 또한 커피의 매력 앞에 여지없이 빠져들었다.
서양에서나 동양에서나 묵직한 사상을 논할 때도, 수많은 연인들의 아름다운 로맨스가 피어날 때도 그들 앞에 놓여져 있던 커피. 수세기를 거치는 동안 수많은 이들에게 커피는 곧 삶, 인생이란 공식이 성립하기에 이르렀다.
커피는 사랑과 인생의 또다른 이름이다. 커피는 처음 사랑을 느낄 때처럼 그 향기만 맡아도 가슴이 설레고 인생의 성공한 순간처럼 달콤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랑을 잃어버렸을 때나 인생에 있어 좌절할 때의 쓴 맛과도 같다. 취향에 따라 그 맛과 향이 다 제각각이듯 때론 뜨겁게 때론 차갑게, 때론 달게, 때론 쓰게, 때론 진하게 때론 옅게 즐길 수 있는 커피.
시디5에는 그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면서 되뇌여 봄직한, 커피같고 인생 같은 노래 18곡을 담았다.
음반의 포문을 여는 "아 커피가 얼마나 달콤한지"는 말 그대로 커피 예찬가. 숭고하고 거룩하게만 느껴지는 바흐가 남긴 세속 칸타타 중 단연 곡명만으로도 살갑게 느껴지는 <커피 칸타타>에 담겨진 곡. 바흐가 이 곡을 쓸 당시인 1723년 독일에서는 커피가 유행을 했다고 하는데, 과연 바흐가 커피의 맛과 향에 빠져 커피를 예찬한 것인 지 아니면 커피에 중독된 작금의 상황을 풍자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한편, 커피를 두고 아버지와 딸이 실랑이를 벌이는 가사는 헨리키가 썼다. 그 중 이 곡은 딸이 부르는 곡으로 ‘“아 커피는 얼마나 맛이 좋은 것일까! 첫 키스보다도 달콤하고 무스카트의 술보다도 부드러워'라고 노래하는 곡.
이 곡 외에 바흐 <칸타타>는 한 곡 더 수록되어 있는 데, 바흐가 10년 간 바이마르 궁전 악단에 머물던 이른바 바이마르 시절에 쓴 칸타타 21번 "내 마음에 근심이 많도다".
마음속에 깃든 괴로움과 번뇌를 토로하고 영혼의 안식을 취하고픈 염원을 우수어린 선율에 담애내고 있다. 샘솟는 선율이 장점인 모차르트의 곡도 여러 곡 수록했는데, 먼저 "친애하는 젊은이여"는 모차르트 자신이 [1장의 음악이 붙은 희극]라고 명명한 작품인 <극장지배인> 중 2번 곡으로 여가수 질버크랑이 오디션에서 부르는 프랑스 스타일의 아리아. “친애하는 젊은이여, 나는 당신의 사랑을 받으렵니다. 당신의 상냥한 눈빛에서 내 행복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마음과 당신의 손만큼 소중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한 잔의 향기로운 헤이즐럿 커피와 함께 하면 슬픔마저 감미롭게 느껴질 곡도 있다.
모차르트의 걸작 오페라 <마술피리> 중 2막에서 파미나가 부르는 유명한 아리아 "아, 나는 알겠네"다. “아 나는 알겠네. 행복이 영원히 가버린 것을. 기쁨의 때여, 너는 두 번 다시 내 마음에 돌아오지 않으리”라고 절망하며 부르는 노래가 가슴을 짠하게 하지만 한편 정서적인 풍요로움을 안겨주는 듯 하기도.
 "누가 알까, 그것이 무엇인지 누가 알까"와 “오 신이여, 제 얘기를 들어보소서”는 오페라용 아리아이고, 다른 작곡가의 작품에 넣기 위해 소프라노를 위해 써주었던 곡들.
 "누가 알까, 그것이 무엇인지 누가 알까"는 마르탱 이 솔레르의 오페라 <마음씨 착한 시골 농부>에, “오 신이여, 제 애기를 들어보소서”는 파스콸레 안포시의 오페라 <경솔한 시험>에 삽입되었다. 이 중 “오 신이여, 제 애기를 들어보소서”는 자신이 사랑했지만 자신에게 실연을 안긴 소프라노 가수 알로이지아를 위해 1783년 써준 곡.
조수미같은 가창력의 소유자에게 존재 가치를 부여해주는 이탈리아 오페라 아리아는 벨리니, 도니제티, 베르디 등 거장들의 작품을 담았다.
먼저 스트라빈스키도 감탄해마지 않았던 멜로디 메이커, 벨리니의 곡으로는 오페라 <몽유병의 여인> 중 "내 사랑하는 친구"가 있고, 벨리니와 당대의 라이벌이었던 도니제티의 곡으로는 <마리아 스투아르다> 중 "마리아의 기도"가, 베르디의 곡으로는 오페라 <팔스타프> 중 "여름의 산들바람이 부는 위로"가 담겨 있다.
한편, 오페라 작곡가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음악사에 남을 걸작을 발표하지 못한 쥬세페 조르다니의 작품은 가장 인기있는 가곡의 하나인 “까로 미오 벤”이 있다.
민요풍의 달콤한 연가인 이 곡은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버전으로 유명한 곡. 이 곡처럼 부담없이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가곡은 한 곡이 더 담겨져 있는데, 바로 베네딕트의 “달콤한 사월이 오면”. 조수미가 지난 1998년 취입한 이태리 가곡집인 [My Favorite Italian Songs / Caro mio ben]에서 발췌한 것. 1804년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영국으로 건너가 죽을 때까지 영국에서 활동한 베네딕트는 [킬라니의 백합]과 같은 오페라의 대본을 쓰고 작곡하였다. 그렇지만 그의 곡은 그다지 애호되지 않는다. 다만 화사한 봄 기운이 감도는 이 곡만이 조수미의 레코드에 힘입어 봄이면 리퀘스트되는 스테디셀러로 사랑받아온다.
바로크 시대에 영국 음악의 기초를 견실히 했던 헨리 퍼셀의 곡은 두 곡이 수록되었는데, 부수음악 <오디푸스> 중 "음악과 함께 하는 이 순간"과 오페라 <아더왕> 중 "아름다운 섬 ". 두 곡 모두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레퍼토리인데 조수미는 이 곡들에 새로운 옷을 입혀 모던하게 해석해준다. 한편, 20세기의 작품으로는 유일하게 수록된 "화사하고 즐겁게 " 20세기의 작품 불멸의 지휘자이자 작곡가였으며, 음악에 관한 한 만능 엔터테이너였던 레너드 번스타인의 오페레타 <캔디드>에 삽입곡. 남작 부인의 딸인 쿠나곤드가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다가 다시 힘을 얻어 부르는 아리아인데, 쿠나곤드의 복잡한 심리 상태를 세밀하게 엿볼 수 있는 곡. 끝으로 요한 슈트라우스의 곡이 두 곡 담겨있다. “레몬꽃이 피는 곳”과 “지버링에서의 외출”이 그것인데, 아무래도 기분을 전환할 겸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때는 슈트라우스의 왈츠 곡이 제 격인 듯 싶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다보면 저절로 행복한 감정에 젖어들게 된다.
 
CD6 : 온 세상에 평화를 - Sumi Jo Sings The Peace And Love
 
지구촌에는 기후와 지역적 문화적 조건에 맞춰 지은 셀 수 없이 많은 집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단하고 아픈 몸을 잠시 기댈 곳조차 없는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고통에 눈물짓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이다. 따뜻한 지붕 아래, 마음의 아랫목 한 켠 나눠주길 간절히 소망하는 이웃들이 우릴 부르고 있다. 그들에게 경제적인 안전망을 만들어주는 것이 선결 과제이겠지만 음악으로 그들을 위로하고 그들에게 평화의 집을 지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음악에는 국경도 이념도 따로 없고, 장벽도 없다. 인류가 추구하는 최고 지향점은 결국 평화! 그래서 음악은 종교와도 맞닿아 있다.
음악은 반목과 질시, 미움, 상처, 앙금을 다 씻어내 주는 천상의 언어. 한 사람이 온 마음을 다해 부른 노래 한 자락이 세상 사람들의 멍울을 풀어주고, 시름을 잊게 해 주고 희망의 꽃을 피우게 해 준다. 그럼으로써 한 사람의 인생이, 인류의 미래가 달라진다. 여기 시디6에는 그렇게 목마른 영혼을 달래줄 아름다운 빛과 같은 노래, 성령이 깃든 노래 17곡을 담고 있다.
첫 곡은 영화 <샤인>에 쓰여 강한 인상을 남겼고, 이후 인기 클래식 넘버가 된 비발디의 모테트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중 "라르게토".
“이 세상에 참 평화없어라. 고난없이는 세상에 참 평화없어라. 오직 예수 당신께만 참되고 진실된 평화가 있나이다. 불안과 고통 속에서도 그 영혼은 만족을 얻나니 그의 유일한 소망, 순결한 사랑이여.” 고결하면서도 풍부한 선율이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평화롭게 하는 곡. 이 곡에서 조수미의 목소리와 콘체르트헤보 챔버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우리 영혼의 찌든 때를 씻어내준다. 영혼의 치료를 받고 싶을 때는 이런 음악을!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는 슈베르트가 1825년 작곡한 곡. 월터 스코트의 7개의 서사시 [화상의 미인]에 곡을 붙였는데, 그 중 6번 째에 해당되는 곡이다.
하프 연주를 연상시키는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경건하게 진행되는 이 곡은 발표 당시부터 많은 사람들의 영감을 주고 감명을 주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슈베르트 자신도 이 곡에 만족해 자주 주변 사람들에게 들려주곤 했었다고. “아베마리아 성모여, 거칠고 험한 이 세상에 이 몸이 정성을 다해 기도함을 들으소서. 우리들 아침까지 잘 쉬도록. 이 세상 험할 지언정 돌보소서. 나의 서러움을. 구원을 베푸어 주소서. 아베마리아” 종교적인 감동이 있는 곡이지만 멜로디 자체가 너무나 아름답다. 그래서 바이올린으로 편곡되어 자주 연주되기도 한다. 비교적 잘 다루지 않아 생소한 레퍼토리이긴 하지만 슈베르트의 곡은 한 곡 더 있다. 오페라 <4년간의 통신>에 있는 "신이시여! 제 말을 들어보소서". 이 곡의 경우 음악적으로 종교적인 색채는 많이 탈색되어 있으며, 대신 다이나믹한 요소가 가미되어 묘한 긴장감을 불어넣어주는 곡.
 "피의 예수"는 근대 프랑스 음악의 선각자인 포레가 1877년부터 십여 년간에 걸쳐 수정하면서 작곡한 걸작 <레퀴엠>에 들어있는 곡. 예수에게 죽은 자의 안식을 구하는 곡으로 단순한 듯 하지만 엄숙하고 깊이가 있어 널리 사랑받아온다.
구노의 상투스도 장중하고 성스러운 곡. 독창과 오케스트라, 합창이 하나가 되어 클라이막스를 향해 치달으면서 신의 전능을 찬양한다. 이 곡은 신학에 심취했던 구노가 1855년 완성한, 생상스로부터 19세기 후반 프랑스 음악계를 대표하는 명작이라고 극찬받았던 <성 체칠리아 장엄미사>에 삽입되어 있는 곡.
한편, 헨델의 작품은 네 곡이 담겼다. 종교색이 짙은 오라토리오에서 두 곡, 세속성이 강한 오페라에서 두 곡이다. 오페라로는 헨델을 대표하는 두 편의 걸작, <줄리오 체사레>와 <리날도>에서 각각 “오 눈이여, 나 그를 찬미하리”와 “울게 하소서"가, 오라토리오에서는 역시 헨델하면 반사적으로 떠올려지는 <메시아>와 <세멜레>에서 "내 주는 살아계시니", 당신이 가는 곳마다”가 수록되었다. 이 중 “울게 하소서"는 2막에서 여주인공 알미레나가 부르는 아리아. 적군의 여왕인 아르미다의 포로가 된 알미레나가 "비참한 나의 운명! 나를 울게 하소서 나에게 자유를 주소서"라며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풀려나기를 염원하는 내용이다. 영화[파리넬리]로 인해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곡. 조수미는 오케스트라 반주가 아닌 빈센초 스카렐라의 단촐한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온몸으로 열창을 해주고 있다.
모차르트의 곡도 네 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각기 다른 빛깔을 지닌 다양한 곡들.
 "주님을 찬양하세" 는 미사곡 <베스페르 고해자의 성의만과> 중 제5곡으로 독창과 합창이 어우러지면서 주님 안에서의 평안을 노래하는 곡. 따로 독립적으로 자주 불리워지는 "알렐루야”는 춤추고 기뻐하라, 행복한 넋이여를 뜻하는 모테토 <엑슐타테, 유빌라테> 중 3악장. 밝고 희망찬 선율이 약동하는 느낌을 준다. 종교적인 텍스트를 가지고 있으나 비종교성을 부각시킨듯 오페라의 서곡이나 교향악적인 수법을 사용하여 한결 자유롭고 화려한 사운드를 연출하고 있는 곡. 이에 반해 “고요함은 미소 짓고”은 진솔한 감정을 담아낸 가곡. 모차르트의 작품이냐 아니냐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한 이 작품은 모차르트가 10대 후반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러브송. 한편, "친절한 은인이여 나의 감사를 받아주오"는 소프라노를 위한 콘서트 용 아리아로 알로이지아를 위해 1782년 4월 작곡해준 곡. 이 곡을 작업할 때 모차르트는 오페라[후궁으로부터의 탈출]도 같이 작업을 해서인지 두 곡에는 흡사한 점이 발견되는데, 특히 [후궁으로부터의 탈출]의 2막에 나오는 사중창과는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별에게”는 오페라 작곡가 베르디가 쓴 낭만 가곡. 이상향에의 동경을 표현한 노랫말에 우아한 선율이 돋보이는 작품인데, 조수미는 청아한 목소리로 안정되게 불러준다.
총 6장 짜리 이 세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곡은 예수 탄생의 경이로움을 노래한 “오, 거룩한 밤(O Holy Night)”이다. “ 오~ 거룩한 밤. 별들은 밝게 빛나고 우리 구세주가 탄생한 밤이로다죄와 실수로 갈망하는 세계에 오래 누웠던 (영혼이여) 주께서 나타나기까지. 영혼은 그의 가치를 느끼리. 희망의 떨림이여, 지친 세계는 기뻐하고 저기로부터 새로운 영광스런 아침이 온다. 너는 무릎을 꿇고 천사의 목소리를 들으라. 오~ 거룩한 밤 오~ 예수가 태어나신 밤.” 포근하게 감싸오는 선율이 우리의 감성을 어루만지고 온 세상에 평화를 선사하는 곡.
얼마 전 인터뷰에서 조수미는 말했다. “세상이 삭막해질수록 예술가는 더 따뜻해야 합니다. 포근한 노래로 청중을 다독거릴 줄 알아야 해요. 무대 위에서 사랑을 표현하려면 실제로 사랑할 줄 알아야 합니다.” 삭막한 세상에 따뜻한 노래가 있다는 건 축복이다.
그리고 따뜻한 노래를 들려주고, 사랑의 온기를 느끼게 해주는 조수미와 같은 아티스트가 있다는 것 또한 신의 축복일 것이다.
지난 20년 간 지친 세상에 희망을 안겨주었던 그녀. 조수미에게 경배를!!!

- 이헌석 [음악평론가, “열려라 클래식”, “이헌석의 이럴 땐 이런 음악”의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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